최근에 자전거를 타면서 집에서 사용하던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해봤는데 좌우 이어폰 사이에 연결된 전선이 안경, 마스크, 헬맷 끈 등에 걸려서 이어폰이 빠지기도 하고 이래저래 걸리적 거려서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할 때만 사용할 저렴이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을 찾아보았습니다.
국내에선 1~2만원대의 QCY 제품이 꽤 인기가 많았으나 비슷한 가격이면 A/S 면에서 유리한 국내 업체의 제품(물론 중국 ODM 또는 OEM)을 구입하기로 하고 이것저것 검색해보았죠.
그 중에 가격이 1만원대로 저렴하면서 사용 평가도 괜찮고 4시간 재생이 가능한 제품이 바로 오늘 소개할 앱코(ABKO) 비토닉(beatonic) E02입니다. 제가 집에서 사용하는 게이밍 키보드도 앱코 제품인데 가성비가 좋아서 무선 이어폰도 한번 도전해보았어요.
결과적으로 1만원대라는 저렴한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이지만 한 가지 큰 (but 쉽게 수정 가능한) 결점이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개봉기와 간단한 사용기(장단점)를 한번 써볼게요.
택배로 도착한 제품 박스는 도저히 1만원대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꽤 고급스러웠습니다. 비닐로 밀봉돼 있어서 재포장 우려도 없다는 점도 장점이고요.(알아보니 최초 출시가는 3만원대인데 왜 이렇게 가격이 폭락했는지..??)
박스 뒷면을 보니 제품 사양(스펙)과 수입원, 제조일 등이 자세히 나오네요. 제조일이 딱 1년 전인데 악성 재고로 가격을 대폭 인하해서 판매하나 봅니다. ㅠ
박스를 열어보니 충전케이스(크래들), 이어폰 등이 다소곳이 누워있네요. 충전케이스는 무광블랙인데 표면느낌이 아주 고급스럽고 마감도 흠잡을 데가 없네요.(QCY같은 가성비 높은 제품도 마감에서 감정을 많이 받음) 크기도 조약돌 크기 정도로 아주 귀엽네요.
전체 구성품입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저가형 중국산 제품의 제품 설명서가 아주 허접한 반면 이 제품은 국내 정식 제품답게 사용설명서도 괜찮은 품질이네요.
설명서를 펼친 모습입니다. 처음 사용할 때 설명서를 전체적으로 쭉 읽어보는 습관이 있는데, 제품 사용할 때 필요한 내용은 꼼꼼하게 잘 적혀 있네요.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지만, 배터리가 내장된 제품은 처음 사용하기 전에 완전 충전을 하면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더구나 이 제품은 1년이나 잠자고 있었기에 더더욱...ㅎ
충전크래들(케이스)를 보면 전면 하단에 세 개의 LED 불빛이 보이는데, 좌우 파란색 두 개는 각각 좌우 이어폰의 충전 상태(충전 시 파란색 on, 완충 시 off), 중간 빨간색은 케이스의 충전 상태(충전 시 깜빡임, 완충 시 on)를 알려줍니다.
이어폰 충전을 완료하고 드디어 제 스마트폰과 연결을 해보았습니다. 설명서대로 왼쪽 이어폰을 충전크래들에서 먼저 꺼낸 다음에 블루투스 페어링을 완료했습니다. 기기 명칭은 ABKO E02-L인데, 왼쪽을 통해서 오른쪽 이어폰까지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요즘 나오는 이어폰은 각각 독립적으로 연결되는 제품이 많던데 그 점은 아쉽네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음질!
솔직히 처음 들어보고 너무 소리가 싸구려같아서 엄청 실망했네요. 사용후기를 보니 대부분 소리가 좋다고 하던데 전부 광고성 후기였나? 싶은 생각이 스치더라고요.
근데 이 제품을 자세히 보면 이어팁이 다른 제품에 비해서 아주 짧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집에서 놀던 다른 (평범한)이어팁으로 바꿔서 끼워보니 소리가 하늘과 땅 차이 정도로 다르게 들리네요. 헐~~
왜 저렇게 납작한 이어팁을 써서 차음성이 떨어지고 (가장 중요한) 음질도 싸구려로 전락하도록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네요.
일반적인 모양의 이어팁으로 바꾼 다음 들어본 소리는 적당한 저음에 음질도 괜찮은 편이고 귀에도 잘 밀착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어팁을 바꾸면 충전크래들 뚜껑이 완전히 안 닫히고 살짝 뜬다는 점이 아쉽네요. 충전은 정상적으로 되지만 아무래도 가방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면 저절로 열릴 가능성이 있어보여서...ㅠ
그리고 (Master-Slave 방식의 블루투스 연결때문인지) 간혹 왼쪽이 오른쪽보다 살짝 소리가 크게 들리거나 소리가 왼쪽만 들렸다가 다시 오른쪽까지 들리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연결을 해제하고 다시 연결하면 해결되는 문제라서 큰 불만은 없네요.
저는 어차피 큰 기대감 없이 자전거 탈 때만 쓰려고 샀는데, 1만원 초중반대라는 가격에 비해 성능과 음질이 기대 이상이라 예비용으로 하나 더 쟁여둘까 생각 중...^^
결론적으로, 이어팁만 저런 어이없는 형태가 아니었으면 훨씬 인기가 많았을 텐데 안타깝기도 하고, 제가 저렴하게 구입할 기회를 줘서 고맙기도 하고 그렇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