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비롯해서 전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최악을 기록하였죠. 중국발 미세먼지 + 국내 요인 + 온화한 날씨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상승 효과를 일으켰죠.
이런 최악의 공기 상태에서도 여전히 KF94 또는 KF80 인증을 받은 황사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분들이 많은가 하면, 그냥 방한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분들도 여전히 많습니다.(이 분들은 감기가 걸려서 정말 방한용으로 쓰고 다닐 지도 모릅니다.;;;)
물론 인증 마스크 가격이 인터넷으로는 개당 1000원 정도, 약국이나 마트에서는 개당 2~3000원 정도 하기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안 쓰는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요. 그래서 그런 인증 제품 대비 아주 저렴한 일명 "부직포 마스크"를 사용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띕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그런 얇은 부직포 3겹 마스크는 미세먼지 또는 초미세먼지를 막는 데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글도 있고, 그래도 방한마스크보다는 훨씬 낫다는 글, 싼맛에 방한마스크 대신 쓴다는 글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는데요.
그래서 과연 초미세먼지(PM2.5)용으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 지 간단히 측정해보았습니다. 사용한 초미세먼지(PM2.5) 측정기가 레이저 산란 방식이라 간이측정기로는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편입니다. 평소 이 지역 측정소 수치와 비교했을 때 오차 범위가 10% 이내였어요.
아래 사진은 제가 구입해서 평소 미세먼지 수치가 보통 정도일 때 사용하는 3겹 부직포 마스크입니다. 일본어가 잔뜩 적혀 있는데 Made in China 제품입니다.(제품 박스 윗면에 "2.8마이크론 99% 이상" 이라는 문구만 눈에 들어오네요. ㅎㅎ)
위메프 같은 인터넷쇼핑몰에서 100매를 배송료 포함 2,900원에 거의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어서 평소에 구입해서 지인에게도 나눠줍니다. 개당 29원 정도로 부담 없는 가격이죠.
박스 옆면을 보면 3중 구조에 대한 설명과 함께 넬슨 연구소(?)에서 측정한 효과 측정 자료가 보이는데,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2.8마이크론 입자를 99.9% 이상 걸러준다고 설명해놓은 것 같습니다.
보통 초미세먼지(PM2.5)란 2.5마이크론 이하 크기의 입자를 의미하고, 우리나라 식약처에서 인증한 KF80 마스크란, 이 PM2.5 입자를 80% 이상 걸러주는 마스크라는 의미인데요.
그럼 이 2.8마이크론 입자를 걸러준다는 부직포마스크은 PM2.8이라고 볼 수도 있는데, 이 정도 크기는 99.9%까지 걸러주는 반면, PM2.5(즉, 2.5마이크론 이하 입자)는 100% 통과시킬까요? 만약 그렇다면 어느 분의 주장처럼 PM2.5 수치가 높은 환경에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제가 가진 초미세먼지(PM2.5)측정기로 한번 측정해봤습니다. 측정 방법은, 이 마스크로 측정기 센서 입구(흡입 팬이 돌아가면서 내부로 공기를 강제 주입하는 입구)를 감싸서 바짝 밀착시킨 채로 수치 변화를 측정하였습니다.
측정 결과, 마스크로 감싸기 전, 실내 공기질은 PM2.5 수치가 16㎍/㎥ 정도였으나, 마스크로 감싼 다음에 수치가 안정화한 후 측정해보니 2㎍/㎥ 정도까지 떨어지네요. 이렇게 측정하는 것이 정확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대략적으로라도 PM2.5 수치가 1/8수준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단, 실제로 사용할 때 마스크 테두리 부근이 전부 얼굴에 밀착한 상태여야 한다는 전제가 있죠.(이건 일반 KF94, KF80 마스크도 마찬가지)
물론 이 마스크도 코 부근에 철심이 내장돼 있어서 코 모양에 맞게 잘 구부려주면 최대한 밀착이 되긴하지만, 아무래도 식약처 인증 마스크에 비해서는 두께가 얇다보니 다소 밀착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네요.
결론을 내려보면,
인터넷으로 구입 시 개당 20원대 중후반 하는 저렴한 가격 치고는 "없는 것보다 낫다"는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 성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공기가 잘 안 통하는 만큼 방한 성능도 어느 정도 있으니 평소 식약처 인증마스크가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자주 사용하지 못 하는 분들에게는 요즘처럼 춥고 공기가 탁한 계절에는 저렴한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럼.... 20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