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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침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

우리나라 주거 형태는 예전부터 온돌 방식이다. 주택 유형이 서구처럼 아파트나 빌라로 바뀌어도 온돌 난방 방식에는 변함이 없다. 그런데 이런 온돌 문화와 어울리지 않는 가구가 하나 있으니 바로 침대다.(아니... 가구가 아니고 과학인가?)

 

침대는 원래 바닥 난방을 하지 않고 밖에서 신던 신발을 침실까지 신고 들어가는 서양인들이 사용하던 가구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가는 온돌 주거 형태에서는 사실상 필요가 없다. 그저 푹신한 매트리스를 깔고 자도 충분하다. 그런데 왜 요즘 대부분의 가구에서 (빈부격차,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침대를 마치 필수 침구류처럼 많이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나는 침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를 한번 나열해 봤다.

 

 

첫째, 관리가 힘들고 불결하다.

 

우선 이사를 할 때 덩치가 커서 (약간이라도) 이사 비용이 더 든다. 그리고 침대 매트리스에 서식하는 집먼지 진드기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해충이지만 대부분의 집에서 알게 모르게 그냥 방치하고 쓴다. 물론 외부 방역 업체에 맡겨서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면 되지만 그 만큼 비용이 들고 번거로워서 안 하는 집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매트리스에 더러운 오물이 묻기라도 하면 세탁을 할 수 없으니 대충 쓱쓱 닦고 그냥 쓸 수밖에 없는 것도 찝찝하다.

 

 

둘째, 몇년 쓰면 탄력이 떨어지고 변형돼서 허리 건강에 안 좋다.

 

침대 매트리스에는 대부분 스프링이 들어간다. 처음 몇 년간은 푹신푹신 아주 좋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점차 스프링 탄력이 떨어지면서 하중을 많이 받는 중간 부위부터 꺼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허리 건강에 치명적이다.(허리 디스크 위험↗)

 

셋째, 사고 위험이 많다.

 

나는 침대로 인한 사고가 두 번 났다. 한 번은 술에 취해서 자다가 침대 밑으로 떨어져서 턱이 찢어지고 치아가 몇 개 부러졌다. 또 한 번은 침대로 올라가려다가 발이 미끄러져 방 바닥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발가락이 골절됐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예에 불과하다. 그리고 조카가 침대 위에서 놀다가 방바닥으로 넘어져서 다친 것도 봤고 침대와 벽 사이에 발이 끼어서 다친 아이도 봤다. 어른 뿐만 아니라 특히 신체 활동이 왕성한 아이들에게 침대는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키는 놀이터이자 장애물(?)이 된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침대 위에 눞혀둔 아기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져 크게 다쳤다는 글도 손쉽게 검색된다.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지만 크게 보면 이 세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은 침대를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침대가 좋은 점은 뭘까? 방안이 고급스러워보인다? 다른 사람의 눈이 의식된다? 푹신푹신해서 편안한 느낌이 든다? 다들 주관적인 느낌일 뿐이다. 위에서 열거한 단점을 극복할 정도의 이점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공고! 혹시 침대를 쓰시는 분들 중에 꼭 침대를 써야하는 이유를 아시는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