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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보일러가 확실히 유지비가 적게 드네.

매년 겨울이면 난방 취약계층에게 사랑의 연탄을 전달하고 연탄 구입을 위한 모금을 하기 위해 여러 복지 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나도 어릴 적에 집에서 연탄보일러를 써봤기때문에 연탄보일러의 장점을 확실히 알고 있다. 하루종일 연탄 3개면 24시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때문에 이만한 게 없다. 불과 2~30년 전만 해도 서민들의 주된 겨울나기 수단이었는데 지금은 기름이나 가스보일러에 밀려 생산과 소비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요즘 연탄 1개 판매가격을 보니 대략 소매가는 500원 정도라고 한다. 원래 생산원가는 600원 정도에다 도매 가격은 390원 정도인데, 정부보조금때문에 4년째 가격이 오르지 않고 동결 상태라고 한다. 만약 소매가격인 500원에 구입을 하고 하루에 연탄 3장을 사용한다면 1500원 24시간 방을 뜨끈하게 데울 수 있다는 말이다.(물론 면적에 따라 증감이 있다) 한 달이면 45000원 정도이다. 하지만 등유나 가스로 24시간 난방을 한다면 비슷한 면적이라 해도 한 달에 50만 원은 나올 것이다. 그 만큼 연탄이 유지비가 적다는 말이다.

 

그래서 빈곤층 중에는 아직도 연탄을  때는 사람들이 꽤 있다. 오히려 요즘은 가스/등유 난방비 부담으로 연탄보일러로 바꾸는 사람들도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연탄보일러의 저렴한 유지비에도 불구하고 연탄가스 중독 위험은 아직 여전하다. 물론 요즘 주로 쓰는 가스보일러도 연소할 때 일산화탄소가 나오고 이 가스가 새면서 사망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지만 빈도로 따지면 연탄가스 중독 사고가 훨씬 빈번하다.

 

나도 어릴 적에 연탄가스에 온 가족이 중독돼서 학교에 하루 결정한 일이 있다. 그것도 중요한(?) 시험이 있는 당일에 말이다. 당시 아버지 얘기를 들어보면 내가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아버지가 깨서 연탄가스가 새는 줄 아셨다고 한다. 아마 나의 처절한(?) 몸부림이 없었다면 우리가족은 그 당시 어떻게 됐을 지 알 수 없다. 그 이후 기억력이 좀 나빠졌나...ㅠㅠ  나름 그 당시 일이 평생 트라우마로 남은 상태다.

 

연탄보일러는 그 구조상 보일러 자체 혹은 방바닥의 갈라진 틈새를 통해 가스가 새나올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가스 중독 위험이 다른 난방수단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문제를 해결한 연탄보일러도 많이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예전에 내가 겪은 중독 사고와 동일한 원인으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가 여전히 빈번한 것 같다.

 

그리고 연탄 사용 시 연탄재 처리 문제도 만만찮다. 하루에 3개씩 매일 나오는 연탄재를 치워야하니 말이다. 예전에 어머니가 연탄재를 머리에 이고 일주일에 3번씩 쓰레기차 앞에 줄을 서서 버리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요즘 도심에서는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

 

이 두 가지 문제만 해결한다면 연탄이 겨울철 난방 연료로는 가장 경쟁력이 좋지 않을까?